[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2024-04-07 2

[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안 잡히는 물가에 정부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의 무제한 투입에 곳곳에서 담합 조사까지 나섰습니다. 임시방편이 아닌 구조적 물가 안정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해진 한 주,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출발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CJ올리브영입니다. 실적부터 화제까지 지난 2주간 가장 두드러진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중저가 중심으로 국내 뷰티시장을 평정한 이 회사. 작년 매출이 거의 40%나 늘었다죠. 그러자 경쟁사인 랄라블라, 롭스에 이어 마침내 세계 최대 사치품그룹 LVMH의 세포라조차 백기를 들고 철수한답니다. 2주 전 각종 미디어엔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전 차 방한한 미국 프로야구 선수의 부인들이 이 회사의 점포에 가서 K뷰티 쇼핑에 나섰단 소식도 화제였죠.

3년 만에 기업가치가 4배가 됐단 분석도 있고 이를 토대로 사모펀드에 판 지분을 일부 되사기도 했죠. 지금 이 회사의 아픈 손가락은 중국 사업 부진 정도뿐 아닌가 합니다.

다음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간판 바꾼 삼성E&A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0억 달러, 약 8조원짜리 가스 플랜트 공사를 따냈습니다.

그냥 들어도 엄청나지만 삼성E&A로서도 창사 이래 최대고 한국의 큰 건설시장인 사우디에서 따낸 공사로도 역대 최대입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북동쪽 350㎞에 소재한 기존 가스 플랜트의 증설 공사인데, 삼성E&A는 가스처리 시설을 짓는 패키지 1번, 유틸리티와 부대시설을 짓는 4번을 맡습니다.

사실 삼성은 이것 말고도 사우디서 가스처리, 저장시설도 짓는 중인데요. 사우디가 가스산업을 키우고 있어 기회는 더 있을 듯합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먼저 새마을금고입니다.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가 이번 주 첫 공동검사에 나섭니다. 자산이 큰 개별금고 4곳이 대상입니다.

그간 부실정리를 했다지만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닙니다. 작년 말 전체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5.07%에서 1월 6%대로, 다시 7%대로 뛰었단 소식이 있었는데 부동산 불황 탓에 그간 돈을 넣은 관리형 토지신탁이나 공동대출이 부실화한 탓이죠. 연체율 관리 등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번진 정치적 논란도 있는데, 이건 제쳐놓고라도 건설 관련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야 전체 새마을금고가 살고 돈을 빼러 몰려드는 뱅크런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트라이앵글입니다. 뛰는 배달비에 시장이 역성장하자 배달비 할인, 무료라는 무한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선공에 나선 건 쿠팡이츠였습니다. 쿠팡멤버십 회원이 여러 집에 동시배달을 선택하면 무제한 무료를 적용한 겁니다. 그 결과일까요? 3월 쿠팡이츠 앱의 사용자가 649만명으로 2위 요기요를 처음으로 밀어냈습니다. 요기요도 멤버십의 월 비용을 한시 인하했지만 공짜엔 장사가 없나 봅니다. 그러자 1등 배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집 동시배달 무료를 내걸었습니다.

상대방을 몰아내려는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혹시 음식점이나 배달원에 스리슬쩍 부담이 전가되진 않을지 잘 살펴야겠습니다.

이번엔 그라비티, 위메이드, 웹젠 등 게임기업들입니다. 게임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화 후 곤혹스러운 일이 터졌습니다.

게임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그라비티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는데요. 이유는 아이템 확률 허위표시, 조작 민원 접수 탓입니다. 개정법 따라 돈으로 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공시했는데, 기존 공시와 확률 다른 아이템이 100개가 넘고 0.8%라던 확률이 0.1%로 수정된 것도 있다죠. 위메이드에서도 확률 수정이 있었고, 웹젠의 한 게임은 일정 수준을 뽑기 전까지 아이템을 사도 획득 확률이 0%인 것으로 드러나 사과해야 했습니다.

논란의 확률형 아이템, 이것으로 게임사가 큰돈을 번 것은 맞습니다. 이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 때입니다.

마지막은 목우촌, 도드람, CJ피드앤케어 등 육가공업체들입니다. 여기도 공정위가 담합 조사를 시작됐습니다.

지난주 공정위가 목우촌 등 업체들과 부경, 충남양돈농협까지 6곳에 조사관을 보내 가격 관련 각종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작년 11월에도 조사가 있었는데요. 그때는 마트, 정육점에 돈육 납품가를 담합했다는 의심 때문이었는데, 이번엔 농가에서 생돈 구입가를 담합했다는 의혹을 캐기 위해서입니다.

의심대로 납품가와 구매가를 다 담합했다면 이중으로 이익을 챙긴 셈인데요. 공정위가 올해 육류, 주류시장의 담합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했으니 결과를 지켜보시죠.

한국은행과 경제단체의 기업심리지수들이 모두 반등했고 반도체를 필두로 수출 증가세도 6개월째 이어졌습니다. 실물, 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총선 뒤엔 기업들의 기상이 활짝 개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PD 김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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